'하루 2리터'는 어디서 온 숫자일까
물을 하루 8잔, 2리터 마시라는 말은 워낙 널리 퍼져 있어서 마치 의학적 기준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개인차를 전혀 반영하지 않습니다. 체중 45kg인 사람과 95kg인 사람이 같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할 리 없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 하루와 한여름 야외에서 일한 하루가 같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더 자주 쓰이는 방식이 체중 기준입니다. 성인 기준 체중 1kg당 하루 30~35mL를 필요 수분량으로 잡습니다. 60kg이면 1,800~2,100mL, 80kg이면 2,400~2,800mL가 됩니다. 이 계산기는 여기에 운동량과 기온으로 인한 손실을 더해 범위를 산출합니다.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범위로 보여주는 이유는, 수분 필요량이 그날그날 달라지는 값이기 때문입니다.
운동과 더위는 얼마나 더할까
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강도와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운동 1시간당 500~700mL 안팎이 손실되는 것으로 흔히 인용됩니다. 이 계산기의 '활동 수준'은 그 손실을 반영합니다. '거의 안 함'은 추가 없이, '보통'은 하루 300~500mL, '많음'은 600~1,000mL를 더합니다.
기온의 영향도 큽니다. 무더위나 난방이 강한 실내, 땀을 많이 흘리는 환경에서는 기본 필요량이 10~20% 정도 늘어난다고 봅니다. 계산기의 '더움·땀 많음'을 선택하면 이 비율이 적용됩니다. 이 밖에도 발열이 있을 때, 설사·구토가 있을 때,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많이 마신 날, 고지대나 건조한 실내에 오래 있을 때 수분 손실이 늘어납니다.
음식에서 오는 수분을 빼야 정확합니다
많은 사람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하루에 필요한 총 수분량과 마셔야 할 물의 양은 다릅니다. 총 수분 섭취의 약 20~30%는 음식에서 옵니다. 한국 식단은 국·찌개·김치처럼 수분이 많은 반찬 비중이 커서 이 비율이 낮지 않습니다. 밥 한 공기에도 상당한 수분이 들어 있고, 수박·오이·토마토 같은 채소와 과일은 90% 이상이 물입니다.
그래서 이 계산기는 총 필요량에서 음식분 20~30%를 뺀 값을 '마시는 물' 목표로 제시합니다. 총 필요량이 2,400mL라면 실제로 잔에 따라 마셔야 할 물은 1,700~1,900mL 정도라는 뜻입니다. 커피·차·우유·주스도 대부분 물이므로 수분 섭취에 포함됩니다. 다만 커피와 술은 이뇨 작용이 있어 마신 양만큼 다 남지는 않으므로, 술을 마신 날에는 물을 따로 더 챙기는 편이 좋습니다.
내가 부족한지 아는 가장 쉬운 방법
계산기보다 정확한 지표가 몸에 있습니다. 소변 색깔입니다. 옅은 볏짚색이나 레모네이드 색이면 적절하고, 진한 노란색이나 갈색에 가까우면 수분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반대로 물처럼 완전히 무색이라면 필요 이상으로 마시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타민 보충제를 먹으면 색이 진해질 수 있으니 그 점은 감안하세요.
마시는 방식도 중요합니다. 한 번에 몰아 마시면 대부분 소변으로 빠져나갑니다. 1~2시간 간격으로 한 컵(200mL)씩 나눠 마시는 것이 흡수에 유리합니다. 목이 마르다고 느낄 때는 이미 가벼운 탈수가 시작된 뒤이므로, 갈증 신호를 기다리기보다 시간을 정해 마시는 습관이 낫습니다. 특히 고령자는 갈증 감각이 둔해져 탈수를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마신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수분 섭취를 늘려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반대의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과도한 양을 마시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묽어지는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두통·메스꺼움·혼란 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며 드물지만 위험합니다. 마라톤 같은 장시간 운동 중 물만 대량으로 마시는 경우가 대표적인 상황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수분 제한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만성 신부전·투석 중인 경우, 심부전, 간경화로 복수가 있는 경우, 일부 이뇨제나 항이뇨호르몬 관련 약을 복용 중인 경우에는 하루 수분 섭취량을 의료진이 정해줍니다. 이때는 이 계산기의 결과가 아니라 담당 의료진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물 섭취를 급격히 늘리려는 경우에도, 위 질환이 있다면 먼저 상담이 필요합니다.